거울 속 외딴 성
어른제국의 역습으로 이름 알려진 하라 감독의 최신작,거울 속 외딴 성을 보고 왔다.
원작은 츠지무라 미즈키가 쓴 미스터리 소설이다. 매우 두꺼운 책인데 내용이 흥미진진해서 읽는 행복이 있었다.
작품은 왕따로 등교거부를 하게 된 여주인공이 어느날 거울 속의 외딴 성에 초대되어 그곳에서 마음의 상처를 회복하고, 성에 초대 받으며 주어졌던 수수께끼를 풀고 마침내 일상도 회복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소설 자체를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보기로 마음 먹긴 했지만, 보통 영상화는 원작의 중요한 부분을 건드리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있어 이걸 어떻게 비켜갈지. 그리고 하라감독의 그간 작품이 짱구만 들어가면 완성되는.... 숨길 수 없는 공허함 때문에 걱정스럽게 극장을 향했다.
그나마 보험이 있었다면 원작이 짱구가 들어설 틈이 없는 작품이었다는 점 정도.
본편은 기본적으로 원작을 압축하고 엑기스를 뽑아 본편을 구성하고 마지막을 애니메이션적으로 처리해 완성했다. 이만하면 잘 됐다고 느껴진다. 소설과는 또다른 완성미를 느꼈다.
일본과 한국에서 작화 퀄리티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이에 대해 반론을 좀 남기겠다.
본편은 그림을 움직여 영상을 만드는 '애니메이션' 본연의 모습으로써는 매우 잘 그려진 작품이다. 요즘은 이펙트로 셀화에도 이것저것 덧씌우고, 화면 앞에도 계속 이펙트나 비네트를 드리우는 작품들이 많다보니 이런 걸 안 쓴 본작이 심심해 보이는 게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지적으로 이어진 듯 한데, 작화의 완성도와 자연스러움과 이펙트는 별개 문제다.
그점을 구분해서 볼 수 없는 건 아쉽지만, 관객들이 그걸 다 알아보며 작품을 본다는 것 또한 상상하기 어려우니 어쩔 수 없을 것이긴 하다....
애니메이션을 재밌게 봤다면 부디 원작도 읽어보시기를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