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퍼스트 슬램덩크
이노우에 타케히코 옹의 그림은 존경한다. 하지만, 슬램덩크는 좋아하지 않았고, 그의 다른작품도 마찬가지였다. 초능력 스포츠가 아닌 순수한 스포츠를 만화로 담아냈다는 점 만큼은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아니메로는 TVA가 국내 방송되던 당시에도 조금 보긴 했지만, 당시의 인상은 "말이 너무 많다"라는 느낌. 그래도 토에이 신경써서 그렸네 생각하면서도 앞으로도 슬램덩크는 볼 일이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세상에 "꼭" 이라는 건 없듯이,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보고 왔다.
작품은 개봉전에 말이 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이런저런 사정이 있었고, 불평이 하나 둘 보이면 늘 그렇듯 게시판 댓글은 부정적으로 흐르기 마련이다. 그런 때에도 별 생각이 없었지만. 뮤직비디오를 보고 생각이 바뀐 것이다.
참 웃기게도 노래가 슬램덩크의 어떤 면을 대표하고 있지 않았지만. 노래를 들으러 가겠다는 생각이 발을 움직인 셈이다.
막상 본 작품은 "영화"라는 수식을 붙여줘야 할 것 같았다.
잘 만들었다. 영상도 말 많고 움직임이 없던 토에이의 슬램덩크와 다르다. 씬도, 테크니컬한 부분도 만족스럽다. 특히 높게 평가하고 싶은 부분.
캐릭터에게서 생기를 느꼈다.
그때, 그 시절 슬램덩크를 본 사람들과 같은 감상은 분명 아닐거라고 생각한다. 난 강백호가 아니라 사쿠라이 하나미치를 보고 온 거고. 그들은 번역과 의역을 보고 왔지만, 난 원음을 듣고 느낀 거라 그 느낌은 서로 차이가 있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 버거킹 창가에 엄마와 같이 앉아 슬램덩크만화책을 읽으며 주문을 기다리는 듯한 모녀의 모습을 보았다.
이게 전성기의 시작인가... 싶다.
이 글은 커뮤니티 작성 글을 2023년, 블로그로 이식하면서 부분 수정한 포스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