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마스터 밀리언 라이브
밀리언 라이브가 왔다
지난주부터 월요일까지 바빴던 관계로 별 수 없이 화요일로 예매하고 다녀왔다.
요즘 동대문점이 월화 9000원 상영을 하는 관계로 쿠폰 먹이니 티켓값이 5000원 되는 마법이! 추석이다 뭐다해서 바쁘고 돈도 많이 들어가고 있는데, 부담없이 볼 수 있어 기쁘기 그지 없었다.
아무튼, 이거 극장에서 먼저 보겠다고 일본까지 건너간 열성파도 있고, 그 분들 말로는 극장가서 봐야 한다. 감동이다. 하던데, 일단 총체적인 인상은 OP,ED 다 넘기고 프롤로그 에필로그 본편만 이어붙여 4편 연결상영하는 것 치곤 (이렇게 해서 95분 정도 상영이다) 솔직히 애매했다.
우선, 아이돌마스터 팬으로 이 부분은 인정하고 가야겠다. 아이돌마스터 올드팬들의 숙원사업이 바로 밀리언 라이브의 애니메이션화였다. 그간 애니메이션 게시판가서 밀리마스 이야기만 올라와도 '어디 감히 애니도 없는게.', '잘나가는 큰집 등에 업혀 새끼손가락 손톱만큼 나온 주제에' 같이 온갖 타박을 받았고, 하다하다, 밀리마스 애니가먼저 되나, XX가 먼저 되나같은 내기거리로 전락한 게 엊그제 같으니 그 감회와 소회가 가볍지 않다.
그런 점에서 보면 분명 감동적이고, 과거 아이돌 마스터 애니메이션화가 그다지 순탄하지 않아왔던 걸 생각해보면 무려 39명을 모두 안고 간다는 자세에서는 눈물이 뭉클해지기도 했다.
이전과는 다른 애피소드 풀이법
기껏 만들긴하는데, 3D로 한다는데... 1쿨 분량이라는 모양이다. 극장에서 보기전까지만해도 또 데레마스식 해법인가 싶었다. 그런데, 막상보니 39명 모두를 안고 갔다. 하나하나 이름표를 달아줄 틈도 없고 누구는 두 번 세 번 붙여주고 보다보면 이상한 기분도 든다만, 특정 인물에게 30분을 오롯이 쏟아부었던 것과 달리 이번부터는 주인공 신호등 3인방과 P를 중심으로 쉬지않고 모두가 함께 하는 방식으로 풀고 있다.
잘 만들면 당연히 평가가 좋아지는 방식인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4편을 이어붙인 이 극장판으로 보았을 때, 잘 해내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이대로 잘 마무리 되든, 안 되든. 전체 분량으로 보면 틀림없이 안타까움을 살 거라 여겨질 정도다.
전체 방영분량 때문도 있고, 밀리언 라이브 캐릭터의 세계관상의 포지션도 감안된 것 같지만. 이런 제작방식이 위태로워 보이지 않는 까닭은 본가라 부르는 2011년작, 아이돌 마스터의 성공과 기틀이 튼튼하다는 점. 작품 자체가 신규 시청자보다 팬서비스적인 면이 있어 과감하게 이런 방식을 도입할 수 있었던 게 클 것이다.
따라서 주축이 되는 서사 여부에 따라 작품의 성패도 결정될 운명일텐데. 일단 여타 아이돌마스터 방계 애니메이션 프로젝트 같은 살라미 전술이 아닌 점은 정말 시원시원하고 보기 좋았다.
극장판 구성은 불만
위에서 솔직히 애매했다는 표현은 극장판 구성에서 온 불만 때문이다.
재미있어질려니 비가 오고 갈등이 터지고. 수습까진 됐는데 무대가 섰는지 죽었는지 보지도 못 하고 끝나버렸다. 심지어 이게 TVA 4편까지 에피소드란다. 속이 안 타겠느냐고.
애초에 비싼 돈 안 주고 본 것도 있어 화가 날 정도는 아닌데, 주 서사가 시어터 완성되고 끝이 날런지, 시어터에 최소한 공연 한 번. 연극 한 편은 올리고 끝날런지 모르겠다만. 지금으로썬 풀이법이 괜찮으니 이대로만 쭉 가고, 비록 주 서사가 크고 시원한 모습을 못 보여주고 끝날지라도 '이어서 계속'을 기약할 수 있는 마무리를 지으며 끝나주길 바랄 뿐이다.
못해도 우리 릴리나이트와 천공의 기사단 정도는 노래하고 춤추고, 으이!? 해야하지 않느냐... 이 말이다 이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