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고 원정대 꼬마영웅 패티의 대모험
오랜만에 시사회를 다녀왔다. 혼자 다녀왔는데, 눈의 여왕5때 생각해서 남은 한 장은 혹시 필요로하는 사람 있으면 나눠달라고 부탁하고 수령받았다.
아동용이라 60분짜리일 줄 알았는데, 95분 풀타임 무비였다. 내용도 초등학교 중상학년 수준은 돼야 볼 수 있을 것 같은 스토리다. 어린아이중엔 60분 되자마자 나가고 싶어 안달난 아이들도 몇 있었으니 말이다.
아이들 눈은 정확하다고, 영화를 끝나고 화장실에서 들은 바는 이렇다. '엘레멘탈 보다 훨씬 나았다.' 그 부모들은 '그래도 엘레멘탈이 엔딩은 더 나았다' 라며 아들과 논쟁하는 걸 들었는데, 내 생각은 재미는 엘레멘탈보다 나았고, 전반적으로 롤플레잉 게임 맛 나는 영화였다. 사실 나는 엘레멘탈이 한국계 감독이라 보러 간 거지 볼 마음은 안 든 작품이었고 재미도 감동도 신통치 않았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본작은 아르고 호 신화의 동물판이라고 예상한 것과 달리 완전 신 스토리로, 솔직히 말하건데 오타쿠 취향이 강한 작품이었다고 본다. 제우스의 보물의 가호속에 인간도 동물도 모두가 평화롭게 살고 있던 항구도시에 시기심 많은 포세이돈이 나타나 제우스의 보물을 날려버리면서 스토리가 시작된다.
포세이돈은 인간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본 뜬 멋진 신상을 세우라고 명령하면서 시간제한을 건다. 시간 안에 못 만들면 모든 걸 쓸어버리겠다는 협박은 덤이다.
제우스의 보물로 눈이 멀었던 자들이 눈을 뜨고 혼돈이 시작되지만, 포세이돈의 요구를 들어주면 된다는 간단한 해법과 '어떻게'는 모험과 도전으로 극복한다는 근성 넘치는 답으로 서사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모험, 신화, 신화의 이면, 신의 장난과 인과 응보같은 계량할 수 없는 소재와 가족, 협동, 의협심, 사랑, 모험, 친구, 거대 로보트(?) 여기에 금은보화와 잔혹동화가 버무려지고 디저트로 아이들은 잘 모를 영화, 대부 (God father)의 대사와, 아이들도 잘 알 장화신은 고양이의 유명한 장면을 패러디하는 것으로 구성해 놓았다.
이런 부분 때문에 소아가 보긴 힘든 작품이지만, 95분 풀타임 무비를 소화가능한 아이들이라면 분명 재미있고 즐겁게 볼 작품이라 여겨진다. 끝으로 한국 성우 이름이 공개되어있지 않아 누가 누군질 모르겠네.... (목소린 알 것 같은데...)
아무튼, 오타쿠에게도 재미있을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