뇸뇸뇸 맛있쪄.
근처에 교회 장로 한 분이 사신다.
한때 교사로 교수로. 3공때는 힘 깨나 쓰시던 분이며, 강동구 형성과 강동경찰서 설립에 힘을 보탠 분이시다. 지금이야 늙었고 찾아오는 이도 없다 한탄하시지만, 길가다 마주치면 꾸벅 인사 제법 받는 분이다.
아무튼, 혼자 사시는 독거노인이시기도 하고 근처에 수준 맞는 말벗이 없고 하여 내가 종종 찾아뵙고 있다.
어제, 빵 좀 가져라가길래 갔다가 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내분 사별하고 혼자가 되셔서 지금은 다른 교회 권사 (일전에 권사님 댁 다녀왔다는 그 아파트 사는 분이다) 님과 교제중이신데. (그래! 사랑이다!!) 요즘 계속 나이 먹는 걸 몸으로 느끼시다보니 어젠 하다하다 이런말씀을 하신다.
"그래도 내가 권사 가는 건 보고 가야 할텐데."
뭘 또 그런 소릴 하시고. 권사님도 그렇고 여차하면 죽어버리겠다며 마약계 향정신성 의약품 몇 개를 항시 가지고 계시면서 그때는 독한 술 마시고 고통없이 가겠다 말 하곤 하신다.
그럴때마다 내가 아직 창창하시다. 너무 우울해하지 마시라 말하곤 하지만... 늙은 서러움과 늙은 몸이 주는 무게의 고통이 가볍지 않은 모양이다. 할 수 있으면 두 분 중 누가 가도 내가 뒤는 봐 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긴 한데, 지금은 나도 잘 모르겠다.
뭐, 그건 그렇고. 요 며칠, 식빵 사야지... 하던 참인데 잘 됐다. 감사히 뇸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