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수 (SISU)

시수 이벤트 스크린 중에서

시수, 핀란드어로 명확히 대치되는 단어가 없고 개념 또한 포괄적이고 그 경계가 모호한. 그러나 현지인이라면 그 뜻을 알고 이해하는 민족정서를 나타내는 표현이다. 정확한 표현은 이전 시사회 당첨글에 썼으니 그쪽을 참고.

시수 시사회 티켓사진

영화는 주인공과 그의 개인적 서사. 그리고 침략군 군벌의 사적인 서사가 전쟁 말기 핀란드의 참상을 자그마하게 축소하여 보여주는 영화였다.

주인공은 이름 있는 전설적인 영웅이지만, 그 보다는 앞서 설명한 핀란드의 민족정서 그 자체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그의 행적이 영화의 서사이고, 테마인 것. 이렇게 바로 드러나 보이는 굵직한 메시지성이 해외 영화제에 초청받고 상도 받은 원동력이었음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영화로써는 헐리웃이 구축한 공식을 차용해 사용하면서 씬과 장면에 메시지를 담아 놓은 모습에서 상업영화임에도 영화가 잊어선 안 될 고유의 자세를 유지하는 한편, 영상미를 통해 핀란드인의 미학을 엿볼 수 있어 눈과 머리를 즐겁게 하는 영화임엔 분명했다.

시수 스탭롤 영상 중에서

이 부분을 캐치하고 철저히 영화로 이해하면 좋지만, 상업영화의 틀을 뒤집어 쓰고 있는 만큼, 서사를 움직이기 위해 일부 씬이 보여주는 억지스러운 시퀀스는 일반관객에게 저항감을 줄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나 부터가 저항감을 느꼈으니까. 그런 '영화'적 연출, 메시지를 받아줄 자세가 관객에게 요구된다.
끝으로 영상미가 예술인데. 영화가 아니라 움직이는 사진같은 아름다움. 그리고 그러한 미학을 가진 제작자들의 의식 저편에서, 무리한 지적인지 모르겠으나 나는 핀란드인의 정서같은 걸 느꼈다. 핀란드의 극히 일부만을 보았음에도 그 속에서 핀란드에 살기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보고 느껴온 장소를, 환경을 우리는 이렇게 담는다.하고 보여주는 것 같았다.
오락영화로써도 메시지 있는 정통파 영화로써도 평가할 가치가 있으니 꼭 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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