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사람의 따스함을 느끼며 살아야

왕십리 역사 엘리베이터에서

내 블로그에서 몇번 거론한 독거 노인인 장로님.
그는 사실 애인이 있다.
향년 80세의 노인이 말이다.

내가 장로님과 종종 대화를 하고 하다보니, 자연히 장로님의 애인도 알고 있다.
시사회에 모시고도 하고, 가끔 내가 가서 그집 문제를 봐주기도 한다.

그녀의 나이는 향년 84세 교회에서 권사를 맡고 계시기에 권사님이라 칭하고 있다.
이 권사님에게 들은 이야기다. 얼마전의 일.
하루는 병원을 가기 위해 지하철에 앉았는데, 힐끔힐끔 보는 70세 무렵의 노인이 있더란다.
아니나 다를까, 이 70세 노인. 권사님께 다가와 '우리 어디서 만난 적 있지 않느냐?' 묻더란다.
당연, 권산님은 만난적이 없고, 이 상황이 누가봐도 작업이니. '초면이다' 답하고 고개를 돌리셨단다.
남자는 그런데도 그 자리에서 '어디서 뵌 적 있는 거 같아 말 걸어 보았다.' 라며 정중히 답하고는.
괜찮으면 내려서 차나 한잔 하시지 않겠느냐 더란다..

이쯤에서 권사님. 깔깔대며 웃으신다.
그래도 어디 나가면 내가 10살은 어리게 보이는 모양이다.
실제로 10살만 어렸으면 좀 좋겠느냐 시는.

듣고 있는 나는 왠지 미어캣인지 치타인지 같은 표정이 되어,
쓴웃음-머슥한 웃음을 짓는다마는.

그 다음에 이어서 '결혼 안 해도 좋으니 연애라도 하시라'며, 어김없이 한마디 나온다.

그 70대 노인의 용기나, 노년의 로멘스 이야기가 재밌기도 했지만.
역시 사람은 사람의 온기를 원하게 되는 동물이구나.
하게 되는 것도 어쩔 수 없더라....마는.

나는 내 컴퓨터 펌웨어 비번을 풀어야 한다.
에라이 씨발.
도대체 비번-비번확인 두 번을 치는데
뭘 어떻게 하면 비번을 연속으로 오타낼 수 있는 거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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