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의 봄

어제는 날이 맑았다.

장보러 가다, 남한산성도 푸르길래 뒤돌아서 담아봤다.
왼쪽 지역은 올해 재건축이 시작된다.
따라서 이것도 올해 마지막 풍경이리라.

새벽에 깬 김에 선거 결과를 봤다.
내 개인적으로는 두 후보 다 성에 차지 않았지만.
지역구는 기존 의원을. 비례는 도무지 줄 놈이 없어 어린 놈이 대표하는 오렌지 당에 주었었다.

기존 지역구 의원 의 밑에 있는 사람들은 굉장히 시건방진 모습을 태연하게 보여주곤 했다.
한번은 이런 일이있었다.
지나가다 상대가 먼저 인사를 건내면 나도 목례를 하고 넘어가는데,
이 사람들.
돌아서서는 나를 보며 실실 쪼개는 것이다.

그때는 그저 어? 저것들 뭐야?
하고 넘어갔다만. 운동권 득시글거리는 당에서 국회의원하면 사람이 저리되나 했다.

반면.
상대후보는 이 지역 당협위원장이라는 걸 하며 알박기 하고 있던 정치후보생인데.
동네에서 현수막 정치를 하고 있던 자다.

정말 당연하게도, 이 사람의 생각과 사람됨이는 평소 현수막에 고스란히 담겨,
길가에 적나라하게 노출되고 있었다.

내용인 즉, 한마디로. '아무말 대잔치'
때론 말이 좀 심한 게 있으면 현수막이 걸린지 하루만에 내려가는 일도 있을 정도로,
가감이 없는 막말걸기를 해 온 것.

지역에 또다른 곳에 둥지를 트고 밑작업을 해 온 같은당 다른 후보군도 하나 있었는데.
이쪽은 태극기 할배 같은 곳과 연합하셔야 할 것 같은데..
싶은 게.

야, 이거. 정말 답 없는 놈들만 모여있구나.
싶더라.

상황이 이런데, 뉴스를 보면 저당 사람들은 시스템 공천을 했다고 자랑질이었다.
생각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결국 선거운동 기간중.
현수막 정치인과 그 패거리들은 자신들의 본성을 정말 적나라하게 보이고 말았다.

그들중 완장찬 놈은 단 한번도 나를 상대로 고개 숙이는 일이 없었다.
이들은 하나같이 젊은 사람을 보면 눈을 돌렸다.
20여번의 마주침 가운데, 나에게 허리를 굽힌 건.
목에 판떼기 걸고 다니는 아주머니 두 사람 그룹이 딱 한번 고개를 숙인 게 전부였다.
(같은 기간 현역의원도 비슷한 태도를 보이긴 했는데, 그래도 여긴 3번은 숙였다)

표 잡기에서 가장 중요한 게 외연의 확대인데,
이 동네는 이년도 저놈도 버릴패를 깔아두고 선거운동을 했다.

고깝잖으니 둘 다 안 주는 것도 방안이었지만.
그럼에도 기존 의원에게 표를 준 건 선거홍보물 때문이었다.

기존 의원은 그래도 여지껏 해 온 게 있어, 홍보물에도 빼곡히.
자신이 해 온 것.
지금 하고 있는 것.
그리고 앞으로 할 것을 정리해 두었다.

보기 따라 어떨지 몰라도, 필요해 보이는 것도 있고,
뭐 이런 걸 다... 싶은 것도 있긴 했다만.

도전자측의 홍보물은.... 솔직히 낫부끄러운 수준의.
아파트 동대표 출마 찌라시 같은 내용이었다.

이들의 현수막 막말정치의 압권은 사전투표 종료 시점.

'12년동안 의원하신 분이다. 이제 쉬게 해 드리자.'

지도 금뺏지 하나 달아보려는 주제에.
아주 도가 넘어가도 단단히 넘어간 글귀를 걸어놓은 것이다.

결국 이놈도 저놈도 맘에 안 들어도.
이성적으로 판단해 표를 뽑았다.
개표 시작 시점에서 약간 놀랍기도 하고, 이 동네에 대한 내 평가는 '사람새끼가 안 사는 동네'라.
12년 해먹었으니 이제 한번 바꿔줍쇼도 통할법하다 싶었다만.

결국 최종개표를 보니. 그래도 지역구 전반으로 보면 사람새끼도 있긴 한 모양이다.

재밌는 하루였다.
이제 이곳과도 작별을 고려하고 있는 입장에서.
새로 뽑힌 의원과 그 사람들에게는.
사람 가려가며 행동하지 말고, 말조심 입조심, 행세조심을 하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상대당에는 일단. 저 사람 내쫓아라. 라고 말하고 싶다.

정치를 어떻게 이렇게도 사람가려가며 하려들 드느냐?
이런 주제에 어디가서 섬기느니 그딴 말 입에 담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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