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을 교체해야 할 때가 오긴 왔다

MacBook Air 2011 13"

나에게 컴퓨터는 계산기이거나, 업무용 워크스테이션이다.

해상도가 높으면 좋겠지만 글자가 너무 작아지지도 않으면서, 배터리도 오래가면 좋고.
키감도 중요하지... 또, 빠릿하면 좋을 것이다.

나의 주 컴퓨터인 MacBook Air가 그런 컴퓨터다.

샌디브릿지 MacBook Air가 나오고 며칠 뒤 긴자 애플스토어에서 사서,
아키바에서 초박형 액정 필름을 구해 장착까지 맡겼다.
키스킨도 실리콘 제질이 아닌 제법 비싼 물건이다.

이젠 구식이 다 되서 최신 업데이트는 고사하고 최신 운영체제도 못 올리는 녀석을 나는 아직 워크스테이션으로 쓰고 있다.
주 작업은 DVD나 유튜브보고, 음악듣고, 코드 짜서 컴파일하고, SD카드 읽기에 쓰고, 웹 브라우징.

해상도가 1440 x 900 밖에 안 되니 FHD영상은 유튜브로 그저 돌리기만 할 뿐이고, 음악도 여름에는 좀 따뜻해진다는 느낌이 든다. 웹 브라우징을 하기엔 렘이 좀 모자란 듯도 하고.. webp계열 파일이 안 보이는 건 문제긴 하다.

아무튼 이대로 계속 쓰기엔 위험하지 않나 싶은데도 아직 쓰고 있다.

계산기로써는 어떨까?
이쪽도 처참한데. 긱벤치 싱글 456점. 아, 나는 i5다. 449점! 멀티 937점.
원래 하이퍼 스레딩(HT)이 가능한 머신이었는데, 하트블리드 패치 이후 HT가 막혔다.
쌩 코어 2개만 돌고 있는 것이다.

그에 반해, 애플의 자가칩 M1의 가장 낮은 성능을 담당하고 있는 M1 맥북에어의 싱글점수가 1706점. 멀티는 7421점이란다. 싱글은 3배하고도 x.7배가 높고, 멀티는 7배하고도 x.9배가 높다.

굉장하구나.
애플 넘버스에서 수식 돌려도 한 3배는 빠를 거 같은데?
내가 만든 거 돌리면 한 5배 차이는 날거 같기도.

대체 이 지경이 되도록 왜 컴을 안 바꿨냐 싶을지 모르겠는데.
아주 정확하게 알고 있는 건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C만 쓰고 연산을 주로하다보니 어렴풋이 i시리즈가 다른 칩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던 게 컸다.

그렇다. 나는 어렴풋이 코어2듀오나 i시리즈의 코어가 다르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더 나아가 하트블리드도 알려지기 이전에 '이런 게 가능하다' 수준으로는 알고 있었다.

그렇다보니 그다지 새 컴퓨터에 흥미를 못 느끼고 있었다.

M1이 처음 공개 됐을 때는 솔직히 솔깃하긴 했다마는.
iOS기기에서 오랫동안 사용된 기기라고는 해도 신중을 기하겠다고. 또, 새로운 Mac의 디자인도 좀 살펴볼 겸. 한발치 물러서서 보고 있었다.

그렇게 이제 때가 됐다는 느낌을 좀 받는다.

마음은 새로 나올 Mac Pro에 가 있기는 하다. 잠시 지금의 맥 라인업을 살펴보면 이런 느낌이다.
가장 만만한 Mac Mini는 엔트리 머신으로 하나 쯤 가지고 있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가도, 그런거라면 쿨링이 안 되는 MacBook Air나 24인치 iMac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곤 한다.

그렇다면 M1 MacBook Air는 어떠한가 하면, 한번 사서 오랫동안 쓸 물건인데. 작은 해상도로는 곤란한 거 같다. M2 MacBook Air는 요즘 애플의 트렌드인 3:2 화면이고, 나 역시 이러한 화면비에 긍정적이긴 하다만... 지금 1440x900을 쓰는데, 아무래도 이건 좀 아니지.

무엇보다... 나는 지금도 이 MacBook Air가 디자인적으로도 좋고, 범용성도 고려해서 내 모든 작업의 터미널머신으로 당분간 더 굴릴 거 같다.

24형 iMac은 같은 이유에서 음악 듣고, 영화보고, 웹 브라우징하기에는 적합해도.
그걸로 뭔가 연산을 하긴 좀 그런것이다.

그럼 MacBook Pro는?
사면 역시 16형일 거 같다. 27형 iMac이 단종된 지금. 단일 Mac으로 좋은 소리를 들을 방법은 이것 뿐이기도 하고.
사실 엔트리 머신이 하나 있어야 할 거 같기는 해서 iPad Pro도 눈에 밟힌다.

즉, 여기까지 생각하고 내린 결론이.
엔트리 머신이야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겠지만. iPad Pro가 충분히 대체해 줄 수 있다는 확신.
그리고 새 Mac은 강력한 연산력이 있는 녀석으로 가고 싶다... 인 거 같다.

지금으로서는 그렇다.
차기 맥은 27형 iMac이 나오는 게 아니라면, Mac Pro로 갔으면 하고 있다.
물론 Mac Pro도 하나 걸리는 게 있긴 한데, 그건 애플 실리콘 이야기를 하면서 다시 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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