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상처 입지 않는 세계의 완성

변호사 사무실이 위치한 문정동의 빌딩

원래라면 오늘은 코엑스에서 블루 자이언트를 봤을 것이다.
그러나 아침에 변호사 사무실에서 전화가 온지라, 급히 표를 취소하고 사무실이 위치한 문정동을 다녀오게 됐다.

지난 몇달, 나는 재산압류를 위한 소송을 하나 진행하고 있었다. 채무의 내용은 손해배상으로, 채무자는 나에게 범죄를 감행한 후 벌금형을 선고-확정 받은 전과자였다.

이 전과자는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벌금으로 끝난 것이지 뭘 배상하라는 것이냐며 배째라 모드로 일관하는 한편, 오히려 자신이 벌금내고 재판에도 서고 있으니 손해를 보고 있다 했단다. 현재는 손해 배상 시일이 지나 택시미터기마냥 꼬박꼬박 이자가 붙고 있는 상태다.

순순히 내 놓을 마음은 없는 모양이니, 나도 재산압류를 위한 절차를 밟았고, 채무자 (현직 전과자)는 재산명시재판에 회부되었으나 이 역시 당당히 불출석. 감치재판에 회부되었다.

나는 나대로 압류를 진행하기 위한 절차를 밟아야 하고, 나도 궁금한 게 있고 해서 사무실을 찾은 것이다.

나도 경찰조사에서 그를 본 바 있고, 법정에는 나가지 않았지만. 변호사가 말로는 이 자는 배움이 모자라 일단, 경청이 안되고. 횡설수설하는 한편. 만사가 함무라비 법전식으로 진행이 되어야 옳게 된 것이라 생각하는 막노동꾼이었다. (법정에 내가 안 나온 것에 대해서도 불만이 아주 많았다는 것 같다. ㅎㅎㅎ)

결국 헛소리만 하다 당일 판결까지 났고. 내 변호사비용에, 사건 송달료를 짊어지고, 지금은 이자까지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 된 거다.

나도 채권회수업체를 통해 속도전으로 하려다, 그쪽은 조사부터 시간이 돈인지라. 그냥 변호사를 통해 느긋하고 강력히 전방위 압박 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그리고 그는 모든 어리석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선택하는, 멀쩡한 사람이라면 택하지 않을 힘든 삶을 택했다.

감치 재판 직전까지 어떻게 행동할지 모르지만, 계속 고집을 부리면 짧게나마 구치소생활을 해야 한다. 차라리 구치소에서 형기를 다 채우면 영리한 것일지도 모른다. 혹여라도 빠져 나가겠다고 재산명시를 허투루 하면 꼬투리를 잡혀 다시 벌금이나 본격적인 징역살이를 할테니 말이다.

무엇보다 그가 뭘하고 있던 이제 나는 채무자와 상관없이, 내 페이스대로 압류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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