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코의 평행추
프리랜서 다큐멘터리 감독 유코는 교사와 학생의 부적절한 관계를 다룬 작품을 촬영하고 있었다.
피해자의 가족은 딸을 잃고 망연자실.
가해자의 가족은 가해자의 자살과 무관하게
연대책임의 벌을 뒤집어 쓴 채 흝어져 숨어 살고 있었다.
유코는 큰 방향을 가지고 피해자와 가해자를 만나 다양한 시선을 담고,
작품으로써 영상 하나하나를 매만지면서, 업계와 방송국의 입장을 수용하고 때로는 막아내며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써의 감각을 지키며 작품제작에 매진한다.
그런 그녀에게는 생계를 잇는 또 하나의 직업이 있었으니,
그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영세한 학원.
다큐멘터리의 촬영과 병행하며 그녀는 이곳에서 선생일도 하고 있었다.
이 학원엔, 다소 음습하며 학력이 부진한 소녀. 메이라는 아이가 새로 들어와 있었다...
영화를 보면, 단순히 사회의 눈과 일본 사회의 시선 같은 것들이,
지나가면서도 또 한편으로 전쟁범죄의 가해자로써의 일본-일본사회가 보여주는,
자세의 본질을 옅볼 수 있게 하는 구석이 있어 보는 내내 마음이 착찹했다.
원작도 원작이었겠지만, 영화는 이를 날카로운 초점으로 시종일관 그려내며,
상대를 완전히 죽여 없애 원하는 만큼의 답을 얻지 못한다면....
결코 상처는 나아지지도, 없는 것이 되지도 않으며.
몇 세대가 죽어도 어찌될지 알 수 없다는 막역한 공포가 가해자들에게서.
그리고 새로운 가해자들의 심리에서 끊임없이 느껴지는데,
이 부분이 영화의 쓰라린 테이스트였다고 봤다.
잘 쓰여진 소설을 베이스로 한 오랜만에 볼만한 일본영화.
관람을 부디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