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콥스키의 아내
노동절 대목이라고, 영화관이 온통 빨간통 콱으로 도배되어 있는 가운데,
간신히 다른 영화 한편이 상영하길래 보고 왔다.
영화, 차이콥스키의 아내.
러시아 영화같은데, 알아보니 유럽의 다국적 영화였다.
아무튼.
촬영이나 미장센 등 상당히 인상적인 영상미가 참 아름다웠는데.
그런 아름다움을 싸그리 잡아먹을 만한 요소가 서사에 있었다.
영화의 시작은, 문명화 되었지만, 사회적으로는 여전히
남성에 복속을 통해 개인이 자립할 수 있는 한 여성이.
가난한 음악가에 얽히게 된 사기극인가 싶었는데...
기묘한 애정관계가 아! 글쎄!
(...)
영화 후반으로 가면,
현대인의 시선으로는 누구에게도 돌을 던질 수 없다는 생각과.
당대의 시선에서 생각하면,
당장 우리나라 7~80년대에도 남아있던 잔재가 있어
어렵지 않게 헤아릴 수 있었는데.
성공한 음악가의 사회와, 그 주변의 부유한 사람들의 저속한 향락이
자연히 차이콥스키의 아내에게까지 미치는 가운데.
그럼에도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끈을 부여잡은.
아니, 부여잡을 수 밖에 없는 여인의 처절한 생존투쟁을 보며.
죽이지 못하고 죽지도 못하는 삶의 비극이라는 문구를 세삼 다시 떠올리게 하더라.
예술영화로써도 재미있게 보았고,
전기 서사 영화로써도 '저러니 러시아가 망했지'까지 이르게 되는,
정말 잘 만든 영화였다고 봤다.
출처: 메가박스 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