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 the Book of Ruth
이 글은 거의 일기다.
정기적이진 않지만, 꾸준히 성서를 읽는데.
오늘은 룻기를 읽었다.
이 포스트는 룻기를 읽은 감상과, 위키에 나온 잘못된 내용등을 끄적인 것이다.
유대교에서 민족 정통성은 어머니의 혈통에 따른다.
즉, 아비가 유태인이라 그 자녀가 유태인되는 것이 아니고.
어미가 유태인이어야 그 자녀도 유태인이 되는 것이다.
성서의 중요 사건을 이끌고 큰 일을 해내는 이는 대부분 남성이지고, 그 혈통은 남성의 집안을 따라 적시하지만.
그들이 아내를 고르는 과정은 항상 이 혈통에 따라 태어난 유대인 여성을 아내로 들이는 것을 볼 수 있다.
룻기는 바로 이 부분에서 내용의 전후를 짐작케하는 구석이 있는 책이다.
우선, 엘리멜렉 일가가 기근으로 모압땅으로 가서 지내고, 그곳에서 아들들은 모압여자를 아내로 맞아 가족을 일군다.
그리고, 그곳에서 가주 엘리멜렉을 비롯, 아들이 모두 죽는다.
엘리멜렉의 아내는 어느날 들에서 이스라엘 땅에 기근이 끝났음을 전해 듣고, 모압땅을 떠나는데. 이때 과부가 된 아들의 아내들도 따라온다.
이에 그녀는 아들의 아내들을 모두 집으로 돌려 보내고, 거기서 잘 살기를 바라지만.
막내 아들의 아내였던 모압여자가 좋은 꼴 보기 힘들줄 어쩌면 자기도 알면서 구태여 시어머니를 따라 가겠다고 한다.
이에 두 사람은 이스라엘 땅으로 돌아오고. 성읍에서는 난리가 난다.
아마도 엘리멜렉의 아내는 자기의 어려움이 (전적으로는 아니지만) 모압으로 건너가 생긴 일로 생각하는 바 없지 않은 모양이고.
사람들 입에서 나오는 소리도 듣기 싫으니 자기를 옛 이름으로 부르지 말고, 마라(Marah)라 부르라 한다.
(본인도 나름 속이 썩어 들어가 있기도 하니 제 이름으로 남의 입에 오르내리는 게 끔찍히 생각들기도 했으리라)
이 이야기는 이렇게 돌아온 두 과부가 그 집안의 기업을 상속받고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정착하는 한편.
이 가계가 어디로 이어지는지를 정리하며 끝맺는다.
글속에도 썼지만, 먼저 시어미도 시어미다만, 모압여인 룻의 정착과정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뒷문단을 읽지 않아도 예상되었고, 실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지 뒷문단에 이르러 간접적으로 묘사된 것으로 타향살이하며 룻이 겪은 고생과 고통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여인을 마음에 두게 된 보아스를 보면.
여자 앞에 장사없는 남자의 본성에 다시 한번 복잡한 마음이되는 한편.
(이 직전이 판관기 혹은 사사기라 부르는 그 부분이다)
같은 남자로써. 그리고 오타쿠로써(어!?) 그, 마음 가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모르지 않기에.
"아.... 이 양반...." 하는 그런 생각이 들더라.
그렇게 쭉 읽어 나가다.
후반부에 깜짝 놀랐는데. 이 여인을 통해 이어진 보아스의 가계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위키를 좀 살펴보니 역시나 말이 많았던 모양.
(정치적인 이면도 있는 것으로 서술되어 있는데. 또 수긍이 가면서도 어버버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일부 위키에서 유대인의 혈통법을 잘못기술한 것이나.
전제가 잘못된 상황에서 신약으로 이어붙이는 이야기등은 헛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아무튼, 그런 부분을 덮어두고. 다시 룻기를 재독했는데.
말미의 가계 관련 서술을 제쳐두고도.
세상사. 정말 모를 일이다. 이런 일도 다 있구나.싶더라.
블로그에도 쓸 수 없는 사적인 이야기도 있어서 그저 독후후,
그래. 이런 사람이라면 복을 받아야지 하면서도.
나를 돌아보고, 또 사사기를 떠올리며 드는 복잡한 심경과 생각에 가슴이 턱하고 막히는 것.
글이 좀 용두사미됐다마는, 애초에 일기요 잡기니 그러려니 해 주시길.
오늘은 와인을 까야 하나... 그런 생각만 가득한 지금이다.